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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영재교육원의 합격자 발표가 나고 이후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문의가 많다. 아이가 수학과 과학에 흥미와 재능을 보인다면 당연히 대학부설 영재교육원을 거쳐 영재학교나 과학고 진학을 고민해야 한다. 영재학교나 과학고 준비에 KMO가 큰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KMO는 무엇이고 정말 영재고 진학에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자.
KMO란 무엇인가?
한국수학올림피아드 KMO는 대한민국의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수학 분야의 올림피아드이다.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 대표를 선발하는 국가대표 선발전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KMO의 수상 실적을 가산점으로 인정해 주던 시절에는 많은 학부모님들의 문의와 준비가 있었고 거의 모든 학원에서 KMO준비반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KMO에 입상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입상만으로도 원하는 학교의 진학에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으로 사교육 과열을 막기 위해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게 된 이후 그 열기는 예전과는 달라졌고, 올림피아드, 경시형 문제를 배제하려는 과학고, 영재고 입학시험 출제 방향의 변경도 영향을 미쳤다. KMO 수상 자체가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게 됐다. 그러나 KMO를 준비하는 것, KMO 공부를 한다는 것은 어떨까?
KMO는 영재고 진학에 도움이 될까?
결론만 보자면 KMO의 수상은 영재고 진학에 도움이 안 된다. 그러나 그 준비과정 자체는 큰 도움이 된다. 사실 학원에서 KMO를 준비하는 것은 영재고를 준비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교육계에서는 한 권의 책을 열 번 보는 것이 열 권의 책을 한 번씩 보는 것보다 좋다는 말이 있다. 똑같은 논리이다. 학원을 다니면서 강사의 문제풀이를 열 시간 동안 무수히 많은 문제의 풀이를 보는 것보다 한 가지 문제를 열 시간 고민해 보는 게 좋다. 학원에서만 다음 과정을 권하는 것이다. 예외는 있다. 복습을 충분히 하며 따라가는 것은 괜찮다.
KMO나 영재고를 준비하는 친구들은 많은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좋지만 한 가지 문제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고민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이는 사고력 교육에 대한 포스팅에서 이미 언급을 한 것과 같이 아이의 사고력을 키워주는 공부방법인 동시에 새로운 문제에 대한 문제 해결력을 키워주는 중요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KMO나 영재고 모두 우리가 학원에서 풀어본 문제와 동일한 문제가 나오지 않는다. 새로운 문제를 만났을 때 문제에 대한 적용, 응용, 해결을 위한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KMO 수상 여부를 떠나 공부방법 자체가 영재고 준비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KMO에 응시하는 것 만으로도 아이에게는 전국의 뛰어난 아이가 많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게 하고, 깊이 있는 공부와 고민으로 수학실력 자체가 늘어나게 된다. 참가 할때마다 나의 장점과 단점을 알 수 있고, 도전욕이 생기며 좌절도 경험한다. 때로는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는 아이에게 큰 자극을 주어 입시를 위한 공부가 아닌 평생에 도움이 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다시 말해 공부를 재밌게 만든다. KMO 수상이 입시에 직접적 도움이 안 된다고 하는데 준비하는게 시간 낭비가 아닐지 걱정이 많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 일 때는 일단 한번 해보고 후회하는게 미련을 남기지 않는다. 적어도 KMO준비는 했다고 후회할 일은 아니니 걱정하지 마시길 바란다.
KMO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학원에서 일하며 내가 본 KMO 담당하는 선생님들은 알게 모르게 자부심을 갖는다. 그들이 자주 하는 말 중에 하나가 KMO 준비를 열심히 하면 나중에 수능 때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수능 킬러 문제를 안정적으로 정답을 구하려면 5000문제에서 10000문제는 풀어야 하는데 KMO 준비반 아이들은 100문제에서 1000문제만 풀어보면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KMO 준비자체가 내공을 쌓게 하고, KMO 공부 방법 그 자체가 머리를 쓰게 하니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일반고나 과학고에 진학한 아이들 중 영재고 진학에 실패한 아이들을 속된 말로 "영떨"이라 부른다. 영재고 떨어진 아이들을 지칭하는 이 바닥 은어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그것은 나쁜 말은 아니다. 그 영떨들이 과학고나 일반고의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성적은 두말할 것도 없고, 수학이나 과학적 고민을 하고 주제를 찾아 연구를 설계하고 진행하는 과정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
요즘은 KMO 수상이 고등학교 진학에 도움이 되질 않다 보니 6학년 때부터 준비하기 시작해서 중1 늦어도 중2에서 그만둔다. 공부하는 방법, 습관, 목표를 갖게 하니 최소한 준비라도 시키라는 학원의 홍보이자 부모의 욕심이다. KMO를 준비하려면 선행학습이 필요하다. 6학년 때 이미 고등학교 수학의 선행학습이 완료 됐거나 최소 고등학교 2학년 심화까지는 봤어야 한다.
이렇게 되려면 최소 초등학교 3학년 시작부터 선행학습을 시작해야 한다. 선행 학습이 꼭 필요할 정도로 잠재력이 큰 아이들은 따로 있다. 나의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지금 당장은 모른다. 당장 교육청 영재교육원에 떨어졌다해서 그 잠재력을 미리부터 판단할 필요도 없다. 수 많은 아이들을 지도해보고 학부모님들을 상담해보면서 느낀점은 선행보다 심화학습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너무 빠른 선행보다 일단은 재미를 느껴보도록 지도해보기를 권한다.
2023년 KMO 한국수학올림피아드 대회 접수가 시작됐다. 접수 일정과 요강에 대한 내용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자.
2023.03.25 - [분류 전체보기] - KMO 한국수학올림피아드 대회 2023